영화 '여선생vs여제자' 줄거리
영화는 '여미옥(염정아 분)' 선생과 그의 제자 '미남(이세영 분)'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 미옥은 학교에서 악명이 높은 까칠한 선생님입니다. 그런 성격 탓인지 결혼할 때를 넘긴지 오래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 훈남 선생님 '권상춘(이지훈 분)' 선생이 부임하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미옥은 첫 눈에 반해 상춘에게 작업을 걸지만 상춘에게는 부담스러울 뿐입니다. 상춘은 미옥에게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는데요. 미옥의 반 미남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미옥과 미남, 상춘 사이에서 벌어지는 삼각관계를 아주 재미있고 유쾌하게 풀어낸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웃음만 주는 영화가 아닙니다. 개봉 한 지 수 년이 지난 지금에도 울림이 있을만큼 감동적인 서사를 담고 있습니다. 초등학생으로 등장하는 주인공 미남은 홀어머니 아래서 자란 아이입니다. 어머니는 포장마차를 운영하시느라 미남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합니다. 미남은 늘 혼자였고 고민이나 걱정을 털어놓을 수 없는 외로운 아이였습니다. 그랬던 미남이 손을 내민 사람은 담임 선생님 미옥이었습니다. 그러나 미옥은 아이들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도통 자신에게 관심을 주지 않자 미남은 상춘에게 다가갔습니다. 미남은 미옥이 상춘에게 가까이 다가가려 하면 번번히 가운데에 끼어 둘 사이의 관계를 방해합니다. 미남은 얼굴도 예쁘고 성격도 똑 부러진 아이였습니다. 미옥은 그런 미남에게 묘한 질투심을 느끼게 되고 둘의 사이는 점점 극에 달하게 됩니다.
두 여인의 성장 드라마
이 영화의 진정한 가치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코믹한 내용은 물론이며 코믹한 전개 속에서도 두 주인공의 성장을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2004년에 개봉하여 거의 20년이 다 되어가는 영화임에도 지금 보아도 큰 울림이 있을 정도로 의미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외롭게 자란 아이의 가정문제와 학교 내 관계 문제, 결혼 적령기를 넘긴 여성의 히스테리와 직업의식 등 다양한 요소들이 등장합니다. 각자에게서 언제 터질 지 모르게 끓고 있던 문제들은 결국 터지고 맙니다. 미남은 공개수업 자리에서 미옥을 곤란하게 만들고 미옥은 화가 난 나머지 미남에게 손찌검을 하고 말실수를 하게 되지요. 미남을 울면서 뛰쳐나가고 미옥이 미남을 때린 장면은 인터넷에 올라가게 되어 소동이 납니다. 이 사건을 통해 미옥은 사직서를 제출하고 미남에게 사과하러 찾아가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미옥은 미남이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고 외롭게 자랐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미옥에게 엇나갔던 미남의 행동이 사실은 자신이 관심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었음을 알게됩니다. 이 사건을 통해 미옥은 자신의 교사로서의 모습을 돌아보게 됩니다. 선생님의 진심어린 마음을 느끼게 된 미남에게도 변화가 찾아옵니다. 자신의 가난한 처지를 들키고 싶지 않아 친구를 멀리했던 미남은 자신을 괴롭혔던 친구들을 초대해 라면을 끓여주며 친구들과 세상 속으로 한걸음 나아갑니다.
외적인 이야기
K문화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만큼 높은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BTS와 봉준호 감독의 명성을 보면 잘 알 수 있지요. 특히 촬영기술이나 배우들의 수준급 연기는 나날이 더 발전되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전한 시대가 넘을 수 없는 무언가가 이 영화에는 확실히 있습니다. 지금처럼 트레이닝을 통한 정제된 연기가 아니라 주연 배우들이 뿜어내는 지극히 자연스러움이 바로 그것입니다. 오늘 날의 배우들의 연기는 아나운서의 정확한 표준어 같은 느낌이라면 이 영화의 연기는 꾸며지지 않은 존재 그 자체입니다. 물론 주연 배우 모두가 당대 최고의 여주인공, 아역이기는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뿜어내는 자연스러움과 맛깔스러움은 근래에 찾아보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감명깊게 본 사람으로써 기쁜 것은 당시 아역배우였던 이세영 배우가 잘 성장하여 지금도 멋진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영화를 최근에 다시보니 참 울컥하는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이야기 자체가 감동적인 것도 있지만 이 영화를 처음 보았던 그 당시가 떠올라 더욱 뜻깊은 영화였습니다. 요즘 같은 추운 날 유쾌하고 따뜻한 이야기가 필요하시다면 강력추천합니다.